몇 주전이었죠?
3월인데도 엄청나게 눈이 내리던 그날 아침!
7시 10분에 출근을 하기 위해 제 승용차를 보는 순간
30센치 정도의 두께는 되어 보이는 엄청난 눈담요가 차를 무겁게 덮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도와주어 차 앞유리와 뒷유리쪽만 대충 눈을 제거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근처에 사는 동료 직원도 자신의 차가 폭설오는 날 불안하다면서
저랑 같이 출근하자해서 그 분도 태우고 기어 기어 차는 가고 있었습니다.
대구 지나 시지쪽으로 진입했습니다.
폭설에 고장나 서 있는 차들이 군데군데 보이더군요.
운행 속도는 시속 10킬로미터 미만.
너무너무 답답했지만
그래도 차가 퍼지지 않고 잘 가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며
경산에 드디어 진입했습니다.
갑자기 전화가 오더군요.
직장동료였는데, 어디쯤 가고 있냐고?
그 분은 눈 때문에 일부러 승용차를 놔두고 버스를 탔는데
그 시내버스가 퍼져버리는 바람에 경산시청앞에서 내렸다면서
같이 타고 갈 수 있냐는 거예요.
저는 오케이하고 5분내로 도착할 것이라고 했죠.
그러나 30분도 넘게 걸렸습니다.
눈발을 맞으며 서 계신 2분의 직장동료를
겨우 픽업하여 제 차는 다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들은 눈 속에서 기다리느라 서 있으니 춥고 힘들더라는 걸
우리는 차안에서 춥지도 않고 눈도 안맞고 가니 편했다 하면서 놀렸습니다.^^
조금 더 달리다 길에서 발견한 1사람을 더 태우게 되어
모두 5명이 경산 자인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차는 계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정지한 도로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다보니 저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제 차에는 썬루프가 있거든요
이 썬루프로 눈을 구경하면 신기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차 천정의 문을 수동으로 여니 유리문만 남았습니다.
그 유리문으로 아름다운 눈이 보이더군요.
유리에 밀착된 그 눈들의 입자까지 보이는 듯 했습니다.
운전하던 저는 "눈 보세요. 정말 예쁘죠?"
그러고는 유리문까지 자동으로 열리는 전자버튼을 쿡 눌렀습니다.
단단해진 눈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1초 동안만!
갑자기 라면박스 2박스 분량의 눈이 차안으로 투하되더군요.
그 눈은 운전석에도 조수석에도 뒷좌석에도
자동변속기에도, 사이드브레이크에도,
좌석등받이에도, 뒷좌석손님 신발속에도
인정사정없이 쏟아졌습니다.
헉!!!
저는 죄송하다를 연발했고
차안의 5인 모두들 창문을 열고 눈을 퍼내기 바빴습니다.
몇 번 퍼내자 손이 얼어 호호 불어가면서요ㅜㅜ
근처에 있던 운전기사들이 쳐다보더군요.
우리보고
뭐야? 저 사람들.. 왜 갑자기 창문을 죄다 열고
차안에서 눈을 퍼내는거지?
하는 눈초리로 의아하게 쳐다보구요.
킥킥대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아 망신망신.
그날 제 차에 타신 분들 죄송합니다.
저는 왜 지구의 중력도 생각하지 못하고 유리문까지 열었을까요?
9시 반이 되어서야 직장에 도착했는데
그때서야 느낌이 이상해서 보니 제 등이 축축한 거예요.
썬루프에서 떨어진 눈이 제 목덜미 안으로도 다량 파고들어왔나 봅니다.
저 그날 외투벗고 속옷과 티셔츠 건조시킨다고 벌 좀 섰습니다.
닭대가리는 벌 좀 서야 합니다. ^^;
( 문 ** 선생님, 한**선생님, 도**선생님, 그리고 3학년 학생.... 모두모두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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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즐거운 추억이었고 태워주셔서 고마벘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