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가 된 자고새
먼 옛날, 히말라야 산 중턱에 커다란 용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근처에 자고새와 원숭이와 코끼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원숭이가 쪼르르 나무에 올라 재주를 자랑하며, “코끼리야! 너는 이렇게는 못하지?” 그러자 옆에 있던 자고새가 “너는 나처럼 날 수 있니?”라며 서로 재주를 자랑하였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코끼리가 코로 용나무를 탁 치니 잎이며 열매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용나무는 서로 제가 잘 났다고 하는 자고새와 원숭이와 코끼리에게 나이를 따져 장자가 되는 이가 웃어른이니 그를 따르도록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먼저 코끼리는 “내가 어렸을 적 용나무 옆을 지나가면 나무 꼭대기가 배꼽에 닿을락 말락 했지.”
그러자 원숭이는 “내가 어렸을 적에는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이 용나무를 내려다보며 잎을 따 먹었지.”
자고새 차례가 되자 “내가 어렸을 적 멀리 있는 늙은 용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여기 와서 응아를 했지, 그래서 태어난 게 바로 이 용나무야.”
이렇게 하여 자고새가 제일 나이가 많은 장자가 되어 사이좋게 살았답니다. 용나무는 더욱 가슴을 넓게 열어 그들을 품어 안았습니다. 코끼리에게는 그늘을 더 넓혀주고, 원숭이에게는 가지를 더 많이 주고, 자고새에게는 잠자리를 더 아늑하게 마련해 주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 동화는 한국불교아동문학회에서 편 <부처님의 전생이야기>에 김종상 선배님이 쓴 것을 요약한 것입니다. 좋은 책을 주신 선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각각 제 나름대로 재주를 갖고 살아가며, 위계질서가 있어야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글입니다. 누구나 그가 맡은 직책이 있고 그 자리에서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높은 사람이 훌륭하고 보잘 것 없는 한직이라 무시당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최근 몇몇 재판에서 자기 생각과 다른 판결을 한 판사들에 대한 융단 폭격같은 비난이 도를 넘어 판사들의 신변이 걱정스런 것을 보면서 참으로 한심한 생각까지 듭니다.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단계를 넘어서,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하니 그것은 독선이요, 편견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공동체를 해치는 수준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갖는 평범한 진리, ‘각자 제몫을 착실히 하는 사회’야 말로 평화롭게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 만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며, 지금은 생각이 같다 해도 언제 그 생각이 바뀔지 모르는데 그렇다고 그가 악인이란 법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간 전직 대통령의 말이 오늘따라 새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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