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대구경북에서 30여년 넘게 주로 고등학교 사회를 가르치시다가 정년퇴임을 하신 분입니다. 대구고 경북고 달성고 경덕여고 대구과학고 등에서 근무하셨고 지금은 문화유산지킴이회 회장, 대구소비자연맹자원봉사 진우회창설(퇴직교원단체)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계시며, 매주 1~2편씩 수백명의 지인들에게 유익한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이 페이지는 이종원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아버지의 메일을 받고 싶으신 분은 jooyun7@paran.com 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여근곡(女根谷)을 아시지요?

 

 경부고속도로로 경주방향으로 향하다가 경주 터널을 지나자 마자 경주시 건천읍을 지나다보면 오봉산을 우측에서 만날 수 있고 그 아래 나지막한 부산(釜山)이 있고 그 산세가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듯 불룩하게 솟아있고, 자연스럽게 두개의 골짜기를 이룬 가운데 한가운데는 산세가 두둑하게 부풀어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여성의 신체 일부와 비슷하다하여 여근곡이라 불러왔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어느 추운 겨울 영묘사(靈廟寺) 옥문지(玉門池)에 여러 개구리들이 모여들어 3~4일을 그치지 않고 울어댔다. 사람들이 이를 괴상히 여겨 왕에게 물었더니 왕(선덕여왕)이 급히 각간 알천과 필탄 등에게 명하여 정예병 2천명을 뽑아 서쪽 교외로 나가 여근곡이란 곳을 찾으면 그곳에 반드시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그들을 습격하여 모두 잡아죽이라고 하였다.

 

두 각간이 왕명을 받고 각각 군사 1천명씩 데리고 부산(富山) 기슭에 있는 여근곡으로 갔더니, 거기엔 백제의 군사 5백명이 숨어 있었으므로 모두 잡아 죽였다.

 

개구리가 우는 것을 보고 백제군사가 숨어들어왔는지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궁금히 여긴 신하들이 왕께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하여 선덕여왕은 개구리는 성낸 모양을 하고 있으니 군사를 나타내고, 옥문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것이며, 여성은 음인데 그것은 흰색이다. 흰색은 서쪽을 가리키는 것이니 서울 서쪽에 있는 여근곡에 군사가 숨은 줄 알았으며, 남성은 여성의 음문에 들어오면 반드시 죽게 되니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역시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간 것은 셀 수 없을만큼 많았고 그때마다 자연스레 고개가 그쪽으로 향했던 기억이 새롭다. 언제 기회가 되면 가까이 가서 보았으면 했는데 며칠 전(2/2)에 그 꿈(?)이 친구 4명과 동행해서 달성하였다. 경주시 건천읍 신평리로 입력한 내비게이션이 그런대로 안내를 해 주었고 동네 입구에서도 어설픈 안내판이 있었다.

 

승용차를 유학사 마당에 세우고 산길을 잠시 오르면 호스에서 물이 졸졸 흐르는데 바가지로 목을 축이고 조금 더 오르면 묘소가 나온다. 등산로는 계속 이어지지만 더 올라봐야 산이고 나무고 계곡만 이어질 뿐이라서 더 이상 오르기를 포기하고 돌아섰다. 아무리 상상을 해도 여근곡이란 말이 실감 나지 않는다.

 

그렇다. 진리는 가까이 있는 게 아니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찾아야 한다. 동네까지 내려와 사진에 여근곡을 담았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무모하게 카메라를 들이댈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만큼 선명한 장면을 담았다.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확인한 날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안내판도 없고 찾기도 만만치 않다. 사적이나 기념물 같은 문화재로 지정하기가 마땅치 않을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사진으로나마 여근곡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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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근곡 산책로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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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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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사에서 옥문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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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둘째 봉 밑에 여근곡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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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에서 나오는 물로 목을 축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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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근곡에서 본 건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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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문제의 여근곡, 너무 가까워서 실감이 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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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0.02.06
08:32:36 (*.43.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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