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26세 대학생이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의 전기를 썼다. 최근 출간된 '비케이(BK) 스토리'(한국방송출판)다. 연세대 행정학과 4학년인 저자 허성호(許成豪·사진)씨는 책 1부에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자세한 윤봉길 의사 이야기'라는 제목을 달았다. 독립운동사 연구의 권위자인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는 "학술적으로도 주목되는 저술"이라고 평가했다.

"여섯살 때 윤봉길 의사의 생가에 처음 가 봤습니다." 그의 부모는 자식에게 충효(忠孝)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전국의 거의 모든 독립운동 사적지를 함께 방문했다. 수 많은 독립운동의 선각자들 중에서도 그의 가슴에 화인(火印)처럼 남은 사람은 윤 의사였다.
'가장 잃은 것이 많았던 분. 24세에 고향과 부모형제를 모두 버리고 자신을 던져 산화한 사람….' 그로부터 당시의 신문과 일본측 문서 등 윤 의사와 관련된 온갖 자료들을 모았다. 고교생인 그에게 방송사가 자료를 요청할 정도였다.

'전기를 쓰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2007년 4월이다. 서울 목동 이웃에 사는 초등 1학년생 유재민군에게 윤 의사 위인전을 한권 사 주려 서점에 갔다가 충격을 받은 것이다. "책마다 틀린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사료를 근거로 쓴 전기가 아니라 소설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그는 그해 조선일보 4월 26일자에 독자 투고를 실었다. '윤 의사가 던진 폭탄은 물통형 폭탄이며 도시락 폭탄은 자결용으로 준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상하이(上海) 파견 일본군 총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는 즉사하지 않았고 1개월 뒤에 사망했다. 현재 이 두 사안에 대해 정확히 기술한 위인전은 거의 없다.'

대학생이 전기를 쓰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학생이 취업 공부는 안 하고 뭘 하는 짓이냐"는 반응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지금까지 뭘 하셨기에 학생이 전기를 쓴다고 나서는 사태를 만들었느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고 한다.

윤 의사의 고향인 충남 예산을 10여 차례 찾아갔고 축적된 자료를 일일이 비교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일본 외무성·내무성·육군의 자료가 서로 달랐고 유족과 독립운동가들의 증언도 일치하지 않아 하나씩 바로잡았다. 원고는 9개월 만에 완성됐다.

그는 책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새 사실들을 20가지나 찾아냈다. "모든 책들은 윤 의사가 체포된 뒤 10시간 넘게 '함구'했다고 썼습니다. 일 외무성 문서를 보면 윤 의사가 신원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인물의 이름을 대 교란 진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 틈에 김구 선생을 비롯한 임정 요인들이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 대한교민단 사무실로 알려졌던 거사 직전 선서식 장소도 안중근 의사의 동생 안공근의 집으로 바로잡았다.

허씨는 책 말미에서 기존 윤봉길 서적 6종의 오류에 대해 도표를 만들어 일일이 지적했다. '윤 의사가 서초구와 연고가 없다'며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의 명칭을 '매헌공원'으로 바꾸려는 것에 반대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윤봉길 의사께서 서초구만 빼놓고 나라를 독립시키려 25세에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까?"라고 일갈(一喝)했다.
  • ▲ 윤봉길 의사 전기 '비케이 스토리'(한국방송출판)를 써 출간한 연세대 행정학과 4학년생 허성호씨.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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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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